53개 항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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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갱도를 측량하고 저녁 식사 전까지 보고하라는 명을 받고 내려갔다. 열한 달 뒤에 네 발로 기어서 돌아왔고, 그 뒤로 저녁 식사 이야기에는 유난히 예민하다.

잡으려고 실을 잣는 것이 아니다. 기록하려고 잣는다 — 실 한 가닥이 이름 하나이고, 계단을 내려온 날짜순으로 정리되어 있다. 서고는 거대하고 계속 늘어나며, 어느 기준으로 보아도 그녀는 자기 일을 아주 잘한다.

문 하나를 닫아두라고 만들어졌다. 어느 문인지는 아무도 적어두지 않았다. 턱이 붙어버린 뒤로는 물어볼 수도 없었고, 어차피 질문은 받지 않는다.

말라카르 본인은 사층에서 조용히, 시시한 병으로 죽었다. 거기서 기다리는 것은 그의 부재가 방에 남긴 눌린 자국이며, 걸음걸이를 연습할 시간이 이백 년 있었다.

다른 용들은 금을 모은다. 엠버클로는 온기를 모은다. 네 할머니가 태어나기 전부터 그 방의 열을 빨아내고 있고, 벽은 이제 살갗이 붙어 떨어질 만큼 차갑다.

죽이려고 얼리는 것이 아니다. 보관하려고 얼린다. 이미 너를 아주 여럿 가지고 있고 키 순으로 세워두었으며, 선반이 슬슬 모자란다.

태어나지도 않았고 만들어지지도 않았다. 구멍이 생기듯 그냥 도착했고, 그 뒤로 바닥돌 한 장 위에 서 있다. 바닥돌에 대해서는 한 번도 설명한 적이 없고, 아무도 캐묻지 않았다.

심연에서 유일하게 궁정을 거느린 존재다. 궁정은 옷차림이 훌륭하고 예법이 흠잡을 데 없으며 죽은 지 꽤 되었다. 아무도 차마 그 말을 꺼내지 못했다.

거인은 큰 사람이 아니다. 어느 날 오후에 일어서 버린 세상의 한 조각이고, 세상은 그 뒤로 정중하게 다시 앉아달라고 부탁하는 중이다.

건너편에 무엇이 있는지 보려고 틈에 두 손을 넣었다. 알아냈다. 지금은 양쪽에 동시에 있으며, 네가 상대하는 쪽은 더 작고 훨씬 말이 통하는 절반이다.

치즈 투기장 열한 시즌 연속 무패. 투기장은 실재한다. 시즌도 실재한다. 챔피언 띠도 실재하고 꽤 무겁다. 치즈만은 아직 아무도 납득이 가게 설명하지 못했다.

그 이름의 세 번째. 앞의 둘은 아직 건조기 안에 있다. 본인은 그 이야기를 하지 않으며, 묻지 않는 편이 예의다.

함대를 지휘한다. 함대는 한 척이다. 해전 무패인데, 어떤 해전에도 참가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썼기 때문이다. 훈장은 자기가 자기에게 주었고 서류는 흠잡을 데가 없다.

세 번째 끼니 시각에 부르지도 않았는데 거대하게 도착한다. 서 있는 것을 남기지 않고, 더 괘씸하게도 부스러기도 남기지 않는다.

네가 내일로 미뤄둔 모든 볼일로 감겨 있다. 하루에 한 겹씩 늘어난다. 아주 실질적이고 별로 명예롭지 않은 의미에서, 너는 지금도 먹이를 주고 있다.

빵과 필연 사이의 인력에 관한 사십 년의 연구. 동료 심사는 적대적이었다. 동료 심사에는 지금 버터가 발려 있다.

무리에 끼기엔 작고, 떠나기엔 충실하다. 승진 약속은 육 년째다.

눈이 여덟, 거리 감각은 없다. 열의로 메운다.

앞선 자동인형 셋과 넷째의 남은 부품으로 조립되었다. 자기가 얻은 적 없는 절뚝임으로 걷는다.

말다툼 도중에 죽었다. 아직 이기고 있다.

이백 년 전에 벽돌로 막은 문을 지킨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다. 앞으로도 알려주지 않을 것이다.

대장간에 너무 가까이서 부화해 잘못 나왔다. 대단히 쓸모 있는 방향으로 잘못 나왔다.

입에 잉걸을 약속처럼 물고 다닌다. 단 한 번도 떨어뜨린 적이 없다.

사람이었다. 외투는 그대로다.

나가는 길에 한 걸음 중간에서 얼어붙었다. 여전히 계단 쪽을 보고 있다.

파수병과 함께 도착해 그 뒤 열한 걸음에 서 있다. 언제나 열한 걸음이다. 왜 열한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아무 소리도 내지 않는다. 맞을 때도 그렇고, 고참들은 그 점이 제일 나쁘다고 말한다.

빛을 잘못 되비친다. 두 번 쳐다보면 더는 쳐다보지 않게 된다.

궁정 시종. 가져오고, 나르고, 절한다. 죽은 지 백사십 년이 되었고 여전히 흠잡을 데 없이 프로답다.

궁정의 옷을 짠다. 아는 무늬는 하나뿐이다. 그 하나를 다듬을 시간은 아주 많았다.

여왕의 기미 시종. 그 일은 들리는 그대로 나쁘고, 단 한 번도 불평한 적이 없다.

거인에게서 떨어져 나온 조각. 그래도 수레만 하다.

걷지 않고 구른다. 도착은 한다.

받칠 필요가 없어진 지 오래인 천장을 받치고 있다. 말려도 듣지 않는다.

잘토르를 따라 틈을 건너왔고, 그 뒤로 돌아가려 애쓰고 있다.

양쪽에 동시에 존재한다. 싸우는 것은 이쪽에서다. 저쪽도 이것 때문에 골치라고 한다.

아직 발명되지 않은 언어로 쉬지 않고 말한다. 문법은 완벽하다.

잘토르가 의도를 가지고 만든 마지막 것.

작고 빠르며, 이 방에서 위험한 쪽은 자기라고 완전히 믿고 있다.

잘못된 쪽에서 부화했고, 그게 어느 쪽이었는지는 끝내 듣지 못했다.

견해를 가진 빛. 견해는 나쁘다.

네가 더는 달릴 수 없게 되는 바로 그 깊이의 얕은 물에서 사냥한다.

옆으로 움직인다. 그것에 대비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똑같은 아홉 기 중 하나. 나머지 여덟 기도 여기 있다.
재 속에 살고, 건드리면 개인적으로 받아들인다.

불을 뿜지 않는다. 그냥 불이다. 사냥개 모양으로 배열된 불.

느리고, 뜨겁고, 네가 가져온 어떤 것에도 전혀 동요하지 않는다.

몇 해 전에 비워진 금고를 지킨다. 아무도 근무표를 갱신하지 않았다.

판으로 만들 물건이 아니었던 무언가를 한 장으로 눌러 찍었다.

돌파구로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이고, 그 뒤로 멈춘 적이 없다.

가장 최근에 죽인 자의 목소리로 말한다. 현재로서는: 네가 모르는 사람.

틈 자체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계속 거의 거기 없다.

마지막으로 나온 것. 마지막으로 들어갈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